낯선 것을 낯익은 것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 (2)
1년반 제대후 더쉬는 동안 복학 전 두달 넘게 원어민 외국인을 데리고 어학원들에 원어민 수업 시킨다고 데리고 다니게 됩니다. 그렇게 영어만 쓰다보니 외국 가본적도 없는 촌놈인 제가 영어가 더 편하게 다가오는 낯설음을 겪게 됩니다.
복학 후에도 교내 식당알바를 계속하던 차에 어학원 쪽 원장님 두명이 교재에 맞는 시험문제를 만들어 달라 의뢰가 들어옵니다. 어린이용 교재권수 총 스무권. 떨이로 총 200문제 만들어 5만원만 달라하니 갑자기 전국지점들로 퍼져 300만원이 넘게 제 통장으로 입금되는 낯선 경험도 하게 됩니다.
고3땐 아버지, 26나이땐 어머니까지 가셨는데 전 그일로 심리적 방황을 좀 하게 되었고, 그것 때문인지 전액장학금은 1년만 받고 사라졌지만, 어쨌거나 29에 졸업을 하게 됩니다.
졸업후 부산으로 내려와 어학원 원장 소개로 들어간 어느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게 되었는데 그 학원이 재정적으로 문제가 많다는 낯선 경험을 하게 되고, 저는 당시 많은 돈을 구해 도와주었지만 결국 삼백여만원은 돌려받지 못합니다. 그리고 학원 몇군데를 한 십년 더 다니게 되었었는데 내가 있을 땐 잘되더니, 나가라해서 나오면 거의 다 망하는 꼴을 보는 낯선 경험들도 하게 되어 왜 욕심을 부릴까?는 생각에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낯설더라도 다른 일을 하더라도 내가 원했던 다개국어 공부를 하자는 생각을 하게되었고, 지금은 그렇게 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있을때는 짜증나고 힘들었던 군생활도 보통 제대하면 그립듯이 다른 부분들도 마찬가지라, 학원가도 그런것 같습니다. 토익 성적은 30대에 상위 0.4프로까지 나왔었고 그간 내 영어카페에 정리했던 걸 모아 전자책도 냈었고 40대 들어선 테솔대학원 석사까지 졸업했지만,현실적으로 박사까지 가보지 못한 아쉬움이 크기에 그 아쉬움만큼 계속 중국어도 스페인어도 공부하며 친구님들과 제 팝송번역 포스트들 나누고 있습니다. 한참 세월이 또 흐른뒤엔 영어로 한국어를 가르쳐보고 싶단 생각도 큰데, 그때까진 6년차로 접어들고 있는 공공기관 공무직 야근일을 운동삼아 직장 생활삼아 잘 수행하며, 우선은 몇개 외국어 익히기부터 짬짬이 행해갈 생각입니다. 낯선 것들을 낯익게 만드는 것이 공부요 직장이요 인생입니다. 아직 이것저것 부족한 싱글일 뿐인 저이지만, 친구님들도 우리 함께라는 마음으로 더이상 낯선거 없이 익숙하게 서로 응원하며 같이 걸어가주시길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