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ㅡ모여라 꿈동산 판 글레디에이터
하도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에 대한 국제적 평이 칭찬일색이길래, 추석연휴 끝자락 시청해보았다. 느낌은 과장된 현실 세계의 축소판이라고나 할까? 쌍문동 대표 찌질이 성기훈으로 나오는 배우 이정재. 목소리가 사극 스타일이라 어울리겠나 싶었는데 그냥 옆집 백수 아저씨처럼 나름 자연스럽고도 인상깊은 연기력을 보여주었다.
억소리 나는 마이너스 인생을 사는 실패자들을 모아 그들에게 공평하고 공정한 게임을 통해, 우승자에겐 자유와 465억원의 거금을 주는 어느 조직이 있다. 이 조직은 조지소로스 같은 재벌들이 유희목적으로 만든 것으로, 외딴 서남해 무인도에 대형 유치원 놀이공원 같은 시설을 지어놓고, 데려온 465명의 사회실패자들에게 게임을 시킨다.
그 게임이란게 어릴때 오징어 대포!하며 친구들이랑 놀던 오징어놀이와,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설탕과자, 줄다리기 등 유치찬란한 것들인데, 여기서 탈락자들은 가차없이 즉결심판으로 현장총살된다. 이 부분에서 깜놀하게 되는데, 영화 실미도의 기간병 같은 이들이 오징어 눈깔 닮은 제복을 입고, 총을 메고 늘 지켜보고 있다.
우리는 살면서 특정 상황들을 마주하면, 거기에 맞는 특정 조건들 하에 적응하며 움직인다. 대부분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나, 그래도 일말의 양심은 거의 누구에게나 있기에 이 차가운 사회에서 그나마 사람사는 모습이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닐까? 오징어게임이 시사하는 바는 선의의 경쟁은 하되 타인에 대한 따뜻한 눈길만은 지켜가야 한다는 것 같다. 심심한 분들에게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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