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18일 토요일

낯선 것을 낯익은 것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 (1)

낯선 것을 낯익은 것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 (1)

어린 십대 시절엔 곧잘 공부잘한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세상이 낯설었습니다.
낙동강변에서 자전거타고 하교하다 교통사고가 나 중학교를 1년뒤 복학했답니다.
공부는 쉽진 않았지만 평균 98점 전교2등까지 가본 후 3등으로 졸업했습니다.
논밭많은 동네에서 부산외고 기숙사로 들어가니 온통 낯선것 뿐이었니다.
기억력이 나빠 성적도 안나와 결국 선택한 것이 2년동안 하루도 안빠지고 EBS 고교가정학습과 EBS라디오 어학 프로그램들을 보고 듣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외대를 갔는데 자유분방한 대학 분위기가 너무 낯섭니다. 나는 학비 걱정에 교내 식당 알바를 자처하며 식사 해결하며 전공인 영어과 과제를 하며 단순히 지냈습니다.
울산 경찰 기동대에 배치되었는데 너무 엄격한 군대 분위기도 낯섭니다. 단순히 육군보다 월급 더많이 준다해서 왔는데 행동과 판단이 무조건 빨라야 방패와 봉을 잘 쓸 수 있었습니다.

제대후 휴학하며 아예 부산 광안리. 해운대 등 바닷가로 알바삼아 어찌어찌 생수를 얼려 팔아보려 갔습니다. 아침에는 여전히 라디오 토익토플 듣고 밖으로 나갔다가 몇시간 후 들어와 내 공부시간과 어린 조카 공부시킬 시간을 갖습니다.
그러다 생수가 무겁고 남는게 적어 고민하다 500원짜리 뻥튀기가 가볍고 원가 200원이니 1000원에 팔면 되겠다싶어 수퍼사장을 꼬셔 50개씩 뭉탱이로 들고 버스를 타고 바닷가로, 세코스마다 내리며 낯선 동네들을 헤집고 다닙니다.그러다 250만원 정도를 세네달동안 만들었습니다.
1년반의 휴학 기간 돈벌어가며 매달 친 토익시험에서 900점  가까이 나오고, 대학 학생복지과에선 전액장학금 준다고 빨리 학교오라고 전화옵니다. 당시 경쟁률 300대 1. 나는 5년만에 2학년으로 가슴 속 찐한 감정들을 안고 복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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